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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지배한 제국 페르시아… ‘칼’ 아닌 ‘융합의 미감’으로 문명을...

    길을 지배한 제국 페르시아… ‘칼’ 아닌 ‘융합의 미감’으로 문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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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제국 페르시아의 미술 경영

    페르시아 제국 수도 페르세폴리스의 대접견실 ‘아파나타’(기원전 486년∼기원전 465년경) 유적. 제국의 왕이 피지배민들을 접견하던 곳이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페르시아 제국 수도 페르세폴리스의 대접견실 ‘아파나타’(기원전 486년∼기원전 465년경) 유적. 제국의 왕이 피지배민들을 접견하던 곳이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대접견실 기둥은 제국의 융합 미술양식을 잘 보여준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대접견실 기둥은 제국의 융합 미술양식을 잘 보여준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눈도, 비도, 무더위도, 밤의 어둠도 우리 배달원이 맡은 임무를 신속히 완수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미국 연방우체국(USPS)의 사훈이다. 요즘 국내 배송·배달 플랫폼 업계의 지향점과도 잘 어울린다. 그런데 이 좌우명의 기원은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즘 연일 뉴스에 오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멀지 않은 이란 남부 파르스 지방에서 작은 도시국가로 시작해 기원전 6세기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한 페르시아가 그 기원이다.》



    당시 페르시아는 오늘날 이란을 중심으로 튀르키예, 이집트, 이스라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까지 통치했다. 이렇게 방대한 지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오늘날로 치면 국토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이른바 ‘왕의 길(Royal Road)’이라고 불렸던 이 도로는 돌과 자갈로 다져진 포장도로였다. 도로 폭은 평균 6m, 길이는 2만7000km에 달했는데, 제국의 수도 수사에서 시작해 아시리아 중심지 니네베를 거쳐 튀르키예 서부 사르디스까지 이어졌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경이로운 점은 일반 여행자들은 걸어서 90일 정도 걸리는 이 길을 왕의 전령은 단 7일 만에 완주했다는 것이다. 길에는 약 24km 간격으로 111개의 역참이 있었고, 역참마다 말과 휴식시설, 식량, 물이 준비돼 있어 전령은 도착 즉시 말을 갈아타고 다음 역참으로 출발했다. 이들의 신속·정확함은 이웃 국가였던 그리스에 인상적으로 보였는지 여러 일화를 낳는다.



    먼저 기원전 500년경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눈도, 비도, 무더위도, 밤의 어둠도 이 전령들이 정해진 코스를 최고 속도로 완주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문구가 20세기 초 미국 뉴욕의 중앙우체국 건물 정면에 쓰이면서 현재 USPS의 신조로 남았다.


    또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기하학을 쉽게 배우는 방법을 묻자 “폐하, 기하학에 왕도(王道)는 없사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여기서 ‘왕도’는 바로 페르시아 왕의 길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오늘날 “공부에 왕도는 없다”는 속담의 유래도 페르시아인 셈이다.


    ● 대제국 통치 원리 ‘팍스 페르시아나’



    페르시아 ‘키루스 원통’(기원전 539년). ‘피정복민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사진 출처 대영박물관·위키피디아

    페르시아 ‘키루스 원통’(기원전 539년). ‘피정복민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사진 출처 대영박물관·위키피디아인류 최초의 대제국으로 알려진 고대 페르시아(기원전 550년∼기원전 330년경)는 4대 문명 중 황허 문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문명을 통합했다. 참고로 한창때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는 550만 km²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로마 제국의 최대 영토보다도 큰 규모다.



    페르시아가 보여준 복잡다단한 대제국의 통치 방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팍스 페르시아나(Pax Persiana)’이다. 페르시아의 보호 아래 제국의 다양한 민족들이 공동 번영을 누린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페르시아는 일찍부터 강력한 군사력과 함께 관용의 정치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포용 정책을 실천했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시조 키루스 2세는 기원전 539년 신바빌로니아를 정복한 다음 자신의 공적을 진흙으로 만든 원통에 쐐기문자로 기록했다. ‘키루스의 원통’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키루스 2세가 바빌로니아의 신 마르두크의 명령을 받아 바빌로니아를 쳤다는 내용이 나온다. 키루스 2세는 폭군을 몰아내고 바빌로니아 백성들에게 평화를 주기 위해 왔기에 무혈 입성했다고 칭송한다.


    이 문서에는 키루스 2세가 정복민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면서 바빌로니아로 끌려온 여러 민족을 자기 고향으로 되돌려보냈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는 구약성서의 바빌론 유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사야서’에서 유대인을 해방시켜 ‘기름 부은 자’로 나오는 고레스 왕이 바로 키루스 2세이다.


    ● 권위 형상화한 수도, 페르세폴리스


    제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려면 통치자의 권위를 강력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페르시아는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바로 제국의 신도시 페르세폴리스가 그것이다.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518년 무렵부터 터를 닦기 시작해 페르시아 제국의 전성기인 다리우스 1세 때 완성된다. 규모는 동서 450m, 남북 330m의 대지에 11m 높이의 석조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웅장한 궁궐을 조성했다.


    현재 전체적으로 많이 파괴된 상태이지만, 외국 사절을 맞이하는 대접견실의 위용만으로도 페르세폴리스가 얼마나 크고 웅장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접견실은 정사각형 모양의 건축물로, 한 변의 길이가 60m이고 내부 기둥 높이는 21m에 이른다. 이 거대한 기둥은 원래 36개 있었지만 현재 13개만 남아 있다.


    대접견실의 기둥을 자세히 살펴보면, 페르시아인들은 광활한 제국의 영토 곳곳에 자리 잡은 다양한 건축 양식을 가져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융합해 새로운 제국 양식을 창출해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둥 받침대에 들어간 식물 문양 장식은 이집트에서 널리 사용되던 방식이다. 받침대 위 양뿔처럼 생긴 장식은 이오니아 양식이라고 불리는 그리스의 건축 양식으로 볼 수 있다. 또 기둥 맨 위의 동물 장식은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았다. 여러 민족에 자치권을 줬던 페르시아의 포용 정책은 미술에서도 작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 활발한 교역의 상징 된 금화



    페르시아 금화 ‘다릭’. 순금 8.4g, 지름 13mm로 제작됐으며 전면에 왕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출처 대영박물관·위키피디아

    페르시아 금화 ‘다릭’. 순금 8.4g, 지름 13mm로 제작됐으며 전면에 왕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출처 대영박물관·위키피디아페르시아 제국의 통치술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경제다. 왕의 길을 통해 각 지역의 특산물이 활발히 거래됐는데, 이 같은 장거리 무역을 원활히 하기 위해 새로운 교환 수단을 발명해 냈다. 금화가 그것이다. 키루스 2세(기원전 550년∼기원전 530년경) 시기 페르시아에서 인류 최초의 금화가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 이보다 앞서 금과 은의 합금으로 만들어진 주화가 있었지만, 순도 높은 순금으로만 주화를 만든 나라는 페르시아였다.



    키루스 2세 이후 페르시아를 통치했던 다리우스 1세는 8.4g짜리 금화를 제작해 제국 전체에 통용시켜 일종의 표준화폐로 만들었다. 금으로 화폐를 만든 뒤 표면에 지배자의 모습을 새겨 넣는 것은 페르시아인들이 처음 고안해 낸 방식이었다. 다리우스 1세 때 만들어진 금화에는 지휘봉과 활을 들고 있는 왕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모든 경제적 영광의 주인이 바로 왕 자신임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


    황금은 지역을 넘어서도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금화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국가나 지역 간 장거리 무역이 활발했다는 것을 뜻한다. 광활한 땅을 정복하고 여러 민족을 다스리면서도 그들과 공존을 꾀했던 페르시아는 교류를 가속화하기 위해 국제 화폐를 탄생시켰다.


    ● 사라질 위기에 놓인 페르시아 유산


    페르시아는 이처럼 인류 최초의 대제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인류 문명을 한 단계 도약시킨 혁신을 다채롭게 보여줬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고대 문명과 그 이후 페르시아의 땅에 쌓여 온 역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늘 밤 하나의 문명이 완전히 사라질 것(A whole civilization will die tonight)”,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겠다(we‘re going to bring them back to the stone ages)” 같은 무시무시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종전을 이끌기 위한 압박이겠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이란 땅에서 이뤄진 찬란한 페르시아 문명을 한번 되짚어 보고 싶었다.


    다행히 종전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인류 최초의 대제국 페르시아를 계승하는 이란과 21세기 초강대국을 꿈꾸는 미국은 ‘세계 경영’이라는 공통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합리적인 대타협도 가능하지 않을까. 전 세계인들은 2주라는 양국의 휴전 시한(21일)이 끝나기 전에 기쁜 소식이 나오기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클릭! 이 사람] ‘장대한 분노’ 작전 지휘 ‘부산 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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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쿠퍼 美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이 5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기자회견을 가졌다./EPA 연합뉴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이 5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기자회견을 가졌다./EPA 연합뉴스


    “우리는 워싱턴 지도부가 내린 명령을 수행하는 데 전속력을 내고 있다. 단지 이란이 지금 보유한 무기만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다시 재건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5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탬파의 미 중부사령부(CENTCOM) 본부가 있는 맥딜 공군기지, 가슴에 미군 대장을 상징하는 별 4개를 단 군복을 입은 군인이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달 28일 대대적으로 이란을 공습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브래드 쿠퍼(59) 중부사령관이다. 그는 이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을 상대로 한 압도적인 공격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쿠퍼는 댄 케인 합참의장이 세운 군사 전략에 따라 실제 군대를 이끌고 현장에서 전투를 치르는 ‘야전 사령관’이다.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해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중부사령관 인준을 받았다. 2000년대 초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지난해엔 예멘의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러프 라이더’ 작전을 실행한 중부사령부의 지휘관은 21세기 미군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자리로 손꼽힌다.


    1989년 미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임관한 쿠퍼는 2016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주한 미해군사령관을 지낸 지한파(知韓派) 인사이기도 하다. 2017년 7월 한미동맹친선협회는 그에게 ‘구태일(亀泰日)’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줬다. 주한미해군사령부가 위치한 곳이 부산이어서 본관(本貫)을 ‘부산 구씨’로 했다.


    이후 일본 오키나와에 본부를 둔 제7원정강습단, 바레인을 거점으로 한 미 해군 제5함대 사령관을 거쳐 2024년 2월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에도 부사령관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그는 지난달 6일 오만에서 미국과 이란 협상장에 해군 정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군 내에서도 대이란 강경파로 손꼽힌다. 지난해 중부사령관 청문회 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중동의 헤게모니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이란이 세계 패권국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제5함대 사령관 시절인 2021년 9월 미 해군 최초의 ‘무인 시스템 및 인공지능(AI) 전담 부대’인 ‘태스크포스 59’를 창설했다. 드론 배, 드론 잠수정, 드론 비행기를 실제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만든 첨단 기술 부대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전장에 도입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이 이번 대이란 공습에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에서는 쿠퍼가 지난달 28일 공습 직전 작전에 참여하는 부하 병사들에게 보낸 서신이 회자되고 있다. 그는 “준비의 시간은 끝났고 이제 행동의 시간이 도래했다”면서 “여러분의 용기와 투지가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간다운 삶”이란

    “인간다운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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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청년들이 이런 말 많이 하죠.

    “인간다운 삶”이란

    요새 청년들이 이런 말 많이 하죠. “우리가 역사상 가장 공부 많이 한 세대래.” “우리가 제일 똑똑한 세대래.” 맞습니다.

    “우리가 역사상 가장 공부 많이 한 세대래.”

    “우리가 제일 똑똑한 세대래.”

    맞습니다.

    여러분은 20~30년 전 기성세대보다 공부 더 많이 했고, 학력도 높고, 정보도 훨씬 많이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부자는 더 못 될까요?

    왜 삶은 더 팍팍해졌을까요?

    여러분이 아무리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도,

    아무리 공부를 더 하고, 자격증을 더 따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더 늘려도

    여러분이 머릿속에 그려 놓은 그 성공, 그 성취는

    저 멀리 도망가 버린 것처럼 느껴지죠.

    오늘은 이 이야기,

    “그놈의 생산성, 그놈의 목적주의”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며 컸습니다.

    “오늘 하루 생산적으로 보내야지.”

    “시간 낭비하지 말고, 좀 생산적인 걸 해.”

    “밥 빨리 먹고 공부해.”

    우리나라만큼 밥을 빨리 먹는 나라도 없을 겁니다.

    우리가 소화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밥 먹는 시간이 ‘생산성이 없는 시간’으로 취급되기 때문이죠.

    빨리 먹고 공부해야 하고,

    빨리 먹고 일해야 하고,

    빨리 먹고 돈 벌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그 밑바닥에는 이런 공식이 깔려 있습니다.

    • 인생에는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적”이 있고

    • 그 목적은 주로 경제적 성공, 성취, 지위 같은 것이며

    • 그 목적에 가까이 가려면

      내 하루하루는 반드시 “생산적인 하루”가 되어야 한다.

    이걸 저는 목적주의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도구가 바로 “생산성”이죠.

    하루를 쪼개서,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자기계발 책에서 말하는 대로 “일잘러”가 되려고 애쓰고,

    그렇게 생산적인 하루를 잘 쌓으면

    언젠가 위대한 성공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어온 겁니다.

    그런데 이 도식이,

    지금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고성장 시대에는 이 도식이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월급 모으고,

    부동산 공부해서 아파트 사고,

    그 아파트 값이 꾸준히 오르고,

    팔아서 상급지로 갈아타고,

    대출 끼고 또 갈아타고…

    “성공을 향한 화살표”가 그려진 것처럼 보였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아무리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도,

    아무리 부동산 공부, 코인 공부, 주식 공부를 해도,

    월급을 아무리 아껴 모아도,

    서울에 작은 원룸 하나 얻기도 버거운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내 하루의 생산성과

    내가 꿈꾸던 성취 사이를 연결해주던 화살표가

    이제는 거의 끊어져 버린 겁니다.

    게다가, AI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직종에서

    인간의 “생산성”은 AI에게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재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인간에게 일을 시키는 것보다

    AI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정확해집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또 똑같이 말합니다.

    “그래도 더 생산적이어야 돼.”

    “AI보다 더 부지런하고, 더 공부하고, 더 성장해야 해.”

    과연 이게 답일까요?


    이제 여기서 갈림길이 생깁니다.

    첫 번째 길.

    “그래도 포기하면 안 된다.

    저성장 시대에도, AI 시대에도,

    어쨌든 ‘이기는 사람’은 나온다.

    그러니까 더 공부하고, 더 생산성을 올리고, 더 달려야 한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은 여기에 서 있습니다.

    두 번째 길.

    “잠깐만.

    혹시 애초에 이 ‘도식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니야?

    하루의 생산성을 쌓고 쌓으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그 믿음,

    그게 처음부터 허상이었던 건 아닐까?”

    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1%, 많아야 2% 정도일 겁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 1~2% 쪽으로 가보자고 제안하는 겁니다.


    성공과 성취에는 수십, 수백 가지의 변수가 얽혀 있습니다.

    경제 상황, 금리, 전쟁, 기술 변화, 정책, 시대 분위기, 출생 시기, 부모, 건강, 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여러분이 아무리 생산적인 하루를 살아도

    그 하루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5%에서 10% 정도일 수 있습니다.

    나머지 90%는 “운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고성장기에는,

    우연히 그 5~10%의 노력 위에

    운이 겹겹이 얹히면서

    강남 아파트 대박, 부동산 급등 같은 성공 사례들이 쏟아졌고,

    그 성공한 사람들이 뒤돌아보며 말했습니다.

    “봐라, 나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

    너도 이렇게 하면 된다.”

    우리는 이 말을 “공식”으로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공식이 아니라

    “운 좋은 사람들이 나중에 붙인 설명”에 가까웠습니다.

    지금 저성장·AI 시대가 오면서

    이 허상이 깨지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나약해서가 아니고,

    노력 부족이라서도 아니고,

    생산성이 낮아서도 아닙니다.

    이미 여러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생산성이 높은 세대입니다.

    더 올릴 여지도 거의 없는, 벽에 가까운 상태에 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의심해야 하는 건

    “나 자신”이 아니라

    “이 도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산성도 버리고, 노력도 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냐?

    그건 아닙니다.

    핵심은 “무엇을 위해 사느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렇게 살았습니다.

    생산성 → 성공 → 그게 인생의 의미.

    그런데 이 구조가 기계에 더 잘 어울린다면,

    그 구조를 인간에게 계속 강요해야 할까요?

    기계는 투입과 산출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존재입니다.

    입력, 연산, 출력.

    이 공식이 통하는 건 기계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을

    반도체처럼,

    공장에서 돌아가는 기계처럼,

    “생산성”으로만 평가하려고 해왔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은 이겁니다.

    이제는 “목적주의”가 아니라

    “충만주의”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

    성공과 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이 충만하기 위해서 사는 것.

    무언가를 하기 때문에

    10년 뒤에 부자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희미한 약속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밥 먹는 시간,

    산책하는 시간,

    책 읽는 시간,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이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이게 “인간다운 길”입니다.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는 방법이 뭘까요?

    AI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생산하는 것일까요?

    이미 게임이 안 됩니다.

    그 길로 가는 순간, 우리는 평생 기계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 방법은 이겁니다.

    기계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영역,

    바로 “인간다운 삶”으로 가는 것.

    몰입, 충만감, 관계, 의미, 감정, 서사, 가치관, 철학.

    이건 생산성 그래프에 찍히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들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생산성을 높여도

    예전 세대처럼 부자가 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겁니다.

    AI를 생산성 경쟁으로 이길 수는 없습니다.

    이건 절망의 선언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해방 선언입니다.

    “그놈의 생산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제는 더 생산적인 인간이 아니라

    더 충만한 인간이 돼야 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되,

    그 노력이 미래의 성취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충만함, 나다운 삶을 위한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요약하면 이겁니다.

    첫째, “생산적인 하루 =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도식은 허상이다.

    둘째, 저성장·AI 시대는 이 허상을 강제로 깨뜨리는 시대다.

    셋째, 이제 우리는 “목적주의”가 아니라 “충만주의”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넷째,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 역설적으로 AI 시대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질문은 이것 하나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생산적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충만하게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으로 안경을 바꾸는 순간,

    여러분의 인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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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은 왜 위기 때마다 빛날까

    — 희소성부터 실질수익률, ETF 흐름까지 부드럽게 풀어본 금 가격의 비밀

    세계 시장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찾는 자산, 금입니다. 2022년 미국 물가가 40년 만에 치솟던 반 년 동안 금 ETF로 100억 달러가 넘게 유입됐다는 사실은 상징적이죠. 배당도 이자도 없고 보관비용까지 드는 금이 왜 여전히 ‘최후의 피난처’로 남는지, 역사와 데이터로 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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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은 왜 위기 때마다 빛날까 — 희소성부터 실질수익률, ETF 흐름까지 부드럽게 풀어본 금 가격의 비밀 세계 시장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찾는 자산, 금입니다.

    늘지 않는 것의 가치

    금의 본질은 희소성입니다. 인류가 캐 낸 금을 모두 모아도 올림픽 수영장 몇 개를 채우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공급이 거의 늘지 않는 자산이란 뜻이죠. 반면 돈은 사정이 다릅니다. 1971년,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한 순간 달러는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의무가 없어졌고 통화는 필요에 따라 확대될 수 있게 됐습니다. 금은 그대로인데 돈이 늘어나면, 돈으로 표시한 금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금이 큰 폭으로 오른 핵심 배경입니다.

    금과 인플레이션, 생각보다 복잡한 사이

    물가가 오르면 실물자산이 강해진다는 직관은 일정 구간에서 맞아떨어집니다. 인플레이션이 낮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는 금도 비교적 규칙적으로 상승합니다. 하지만 물가가 두 자릿수로 치닫고, “정부가 통화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불신이 번지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1970년대처럼 시스템 안정성 자체가 의심받는 국면에서는 금이 ‘인플레이션 해지’가 아니라 ‘체제 붕괴 해지’로 움직입니다.

    약세장과 정책, 금의 방향을 가르는 것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약세장에서도 금은 자주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1970년대 금은 폭등했고, 1980년대 초반에는 정반대의 길을 갔죠. 차이는 정책입니다. 폴 볼커가 초강력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을 누르던 시기에는 높은 금리와 강한 달러가 금의 매력을 약화시켰습니다. 이후 대다수 위기에서 미국은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택했고, 그때마다 제한된 공급의 금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봤습니다. 약세장이 다가올 때 정책의 방향을 먼저 짚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보이지 않게 큰 손, ETF와 중앙은행

    현대 금시장의 수요는 두 축이 큽니다. 하나는 문화와 전통이 만든 보석 수요, 다른 하나는 투자 수요입니다. 보석 수요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지만, 가격을 흔드는 건 투자 쪽입니다. 대표가 ETF입니다. 금 ETF로 돈이 들어오면 실제 금을 매입해야 하고, 빠져나가면 매도해야 하니 가격에 직접 힘이 실립니다. 세계 최대 ETF의 보유량 변화만 봐도 어느 정도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이유죠. 중앙은행 매수도 중요합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이 꾸준히 보유를 늘리는 모습은 장기 신뢰의 표지입니다.

    실질수익률이 열쇠다

    채권금리에서 물가를 뺀 실질수익률은 금 가격과 강한 역상관을 보입니다. 실질수익률이 오르면 안전한 확정수익의 매력이 커지고, 이자를 못 받는 금은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입니다. 실질수익률이 내려가거나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상황은 반대가 됩니다. 채권을 들고 있을수록 구매력이 줄어드는 환경에선 가치 보존 수단으로 금이 다시 빛납니다. 다만 금융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는 극단적 공포의 순간에는 이 관계마저 잠시 무력해지기도 합니다.

    금을 대하는 현실적인 태도

    금은 한 방의 수익을 노리는 대상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보험에 가깝습니다. 시장이 잔잔할 땐 조용히 있지만, 모든 것이 동시에 흔들릴 때 하방을 받쳐줍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전체 자산의 5~10% 정도를 금으로 유지합니다. 방법은 세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실물은 가장 원초적인 안전이지만 보관과 유동성의 불편이 있습니다. ETF는 편의성과 유동성이 뛰어나 일상적인 관리에 적합합니다. 금광주식은 금값 상승에 레버리지가 걸리지만 기업 리스크가 얹힙니다. 대개는 ETF를 중심으로, 극단적 상황 대비 차원에서 소량의 실물을 더하는 조합이 실용적입니다.

    무엇을 보고 판단할 것인가

    단기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방향을 가늠할 단서들은 있습니다. 실질수익률의 추세가 내려오는지, 금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부양 쪽인지 긴축 쪽인지,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지. 이 몇 가지만 꾸준히 살피면 금이 어느 쪽으로 힘을 받을지 감이 잡힙니다. 중앙은행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되는지도 함께 보십시오. 장기 플레이어의 발걸음은 의미가 큽니다.

    끝으로: 왜 지금도 금인가

    달러 패권의 흔들림이든, 부채의 팽창이든, 예기치 못한 지정학적 충격이든—역사는 위기를 반복해 왔고, 그때마다 금은 제 역할을 해 왔습니다. 금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자산이 아니라, 모든 변수가 꼬였을 때 포트폴리오를 지켜내는 장치입니다. 뉴스의 굵직한 제목에 흔들리기보다, 희소성과 정책, 실질수익률과 수급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차분히 바라보면 금은 덜 신비롭고 더 실용적인 도구가 됩니다. 필요할 때 조용히 빛나는 보험처럼요.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 인류 역사를 환경으로 읽으면 보이는 뜻밖의 답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 인류 역사를 환경으로 읽으면 보이는 뜻밖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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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내용]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 인류 역사를 환경으로 읽으면 보이는 뜻밖의 답

    총균쇠는 인류 문명의 격차를 인종이나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 농업, 가축, 문자, 균이라는 환경의 흐름으로 설명한다.

    총균쇠는 인류 문명의 격차를 인종이나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 농업, 가축, 문자, 균이라는 환경의 흐름으로 설명한다. 스페인이 잉카를 무너뜨린 장면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정보, 기술, 질병, 사회 구조가 누적된 결과였고, 그 배경에는 유라시아가 가진 우연한 조건들이 놓여 있었다.


    [내용]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를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꽤 불편하다. 왜 어떤 문명은 총과 쇠를 만들고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을 지배했을까. 반대로 어떤 문명은 외부에서 밀려온 병과 무기 앞에서 너무 쉽게 무너졌을까. 이 질문은 사람의 우열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놓인 땅과 환경이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를 묻는 이야기다.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는 잉카 제국의 몰락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스페인의 피사로가 남아메리카 잉카 제국을 만났을 때, 숫자만 보면 승부는 말이 되지 않았다. 스페인 병력은 불과 168명, 잉카 제국 쪽은 수만 명 규모였다. 단순히 사람 수만 놓고 보면 잉카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는 전쟁을 준비한 채 나온 것이 아니라, 낯선 방문자를 맞이하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반면 스페인 쪽은 이미 다른 문명을 정복한 기록과 경험을 갖고 있었다. 문자를 통해 축적된 정보의 차이가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에 승부의 방향을 바꿔놓은 셈이다.

    총소리, 말, 금속 무기, 갑옷은 잉카가 익숙하게 상대해온 전쟁의 도구가 아니었다. 특히 말은 아메리카 대륙에 없던 존재였고, 천둥처럼 울리는 총소리는 실제 살상력보다 심리적 충격이 컸다. 전쟁은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았고, 누가 더 많은 정보와 기술을 쌓아왔는지가 현실의 힘으로 나타났다.


    총과 쇠보다 무서웠던 것은 유럽인이 품고 온 균이었다

    스페인이 가진 무기는 총과 칼만이 아니었다. 더 무서운 것은 몸속에 품고 온 균이었다. 천연두, 홍역, 장티푸스 같은 질병은 유럽인에게도 고통스러운 병이었지만, 오랜 시간 가축과 함께 살아오며 일부 면역이 쌓인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는 컸다.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는 이런 병에 거의 방어력이 없었다. 그래서 정복은 전투장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사람이 칼을 들고 싸우기 전, 병이 먼저 공동체를 무너뜨렸다. 총균쇠를 단순히 강한 무기의 역사로만 읽으면 이 지점이 빠진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다시 나온다. 왜 유럽인은 그런 균에 먼저 노출됐고, 왜 아메리카 원주민은 그렇지 않았을까. 답은 가축과 생활 방식에 있다. 소, 말, 돼지, 양처럼 인간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길러진 동물들은 노동력과 고기, 가죽만 준 것이 아니라 병원균도 함께 가져왔다.


    농업혁명은 도시와 문자, 기술을 밀어 올린 출발점이었다

    총균쇠에서 문명 격차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농업혁명이다. 농업은 단순히 먹을 것을 재배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게 만들고, 인구를 늘리고, 역할을 나누게 했다. 누군가는 농사를 짓고, 누군가는 도구를 만들고, 누군가는 기록을 맡는 식으로 사회가 점점 복잡해졌다.

    농업이 안정되자 저장해야 할 곡식이 생겼고, 나누고 계산해야 할 물자가 늘었다. 그 과정에서 문자가 필요해졌다. 최초의 문자들이 왕의 멋진 명령문이 아니라 곡식과 물자의 기록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꽤 현실적이다. 문명은 거대한 철학에서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창고에 쌓인 곡식을 세는 일에서도 자라났다.

    문자는 경험을 다음 세대로 넘기는 장치였고, 시행착오를 데이터처럼 쌓아 기술 발전의 속도를 높였다. 구전으로 사라질 수 있는 지식이 기록으로 남으면, 다음 세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무기, 배, 제도, 행정으로 이어졌다.


    유라시아가 앞서간 배경에는 운 좋은 지도가 있었다

    농사를 지었다고 해서 모든 지역이 같은 속도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 총균쇠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서 지도를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비슷한 위도 안에서 기후와 계절, 식생 조건이 이어지기 쉬웠다.

    한 지역에서 잘 자라던 작물은 비슷한 위도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기 쉬웠다. 반대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위도가 달라지면 기후와 토양이 크게 바뀌고, 작물이 그대로 옮겨가기 어려워진다. 작은 한반도 안에서도 제주 감귤이 평양까지 그대로 퍼지기 어려운 것처럼, 대륙 규모에서는 그 차이가 훨씬 커진다.

    이 대목은 총균쇠의 메시지를 꽤 단순하면서도 강하게 만든다. 어떤 민족이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농업과 기술이 퍼지기 쉬운 방향의 땅에 살았느냐가 문명 속도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가축이 많다는 것은 음식 이상의 힘을 가진다는 뜻이다

    유라시아의 또 다른 행운은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포유류가 많았다는 점이다. 소, 말, 돼지, 양 같은 동물은 인간에게 고기와 가죽, 털을 주었고, 농사에는 노동력과 비료를 제공했다. 말은 이동과 전쟁의 속도를 바꿨다.

    모든 동물이 가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자는 힘이 세지만 키우는 비용이 너무 크고, 고릴라나 코끼리는 성장 시간이 길다. 어떤 동물은 성격이 너무 거칠어 인간이 다루기 어렵다. 결국 가축이 되려면 식성, 성장 속도, 번식, 성격 같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유라시아에는 이 조건에 맞는 동물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아메리카에는 라마와 알파카처럼 제한된 동물만 있었고, 아프리카의 많은 대형 동물은 인간이 길들이기 어려웠다. 가축의 차이는 단순히 고기를 더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 생산력과 이동, 전쟁, 질병 면역까지 이어지는 차이였다.

    총균쇠를 읽을 때 놓치기 쉬운 한 문장

    문명의 차이는 사람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 농업이 퍼지기 쉬운 땅, 길들일 수 있는 동물,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문자, 그리고 병에 대한 면역이 오랜 시간 쌓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중국과 유럽의 갈림길은 통일과 분열에서도 갈렸다

    흥미로운 지점은 또 있다. 한때 기술과 문화의 중심은 유럽보다 아시아에 가까웠다. 중국은 뛰어난 조선 기술을 갖고 있었고, 대규모 선단을 바다로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결국 세계를 바다로 밀고 나간 쪽은 유럽이었을까.

    총균쇠는 여기서 정치적 구조의 차이를 꺼낸다. 중국은 거대한 통일 체제 속에서 한 번 쇄국적 방향을 택하면 그 영향이 전체로 퍼졌다. 반대로 유럽은 여러 국가로 나뉘어 있었다. 어느 한 나라가 막아도 다른 나라는 바다로 나가고, 실패한 시도가 있으면 다른 곳에서 다시 도전했다.

    분열은 불안정하지만 경쟁을 낳고, 경쟁은 기술과 탐험을 밀어붙였다. 유럽이 처음부터 더 우월했던 것이 아니라, 서로 다투고 앞서가려는 구조가 자본, 기술, 군사력과 맞물리며 폭발한 것이다.


    총균쇠가 지금도 읽히는 이유는 질문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총균쇠 문명 불평등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말은 환경이다. 좋은 땅, 퍼지기 쉬운 작물, 길들일 수 있는 가축, 기록을 남길 문자, 병에 대한 면역, 경쟁을 부르는 사회 구조가 오랜 시간 쌓여 어느 순간 거대한 차이를 만들었다.

    이 책이 강한 반응을 얻은 이유는 단순하다. 인류의 격차를 인종이나 지능 같은 위험한 말로 설명하지 않고, 역사와 환경의 축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을 환경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왜 어떤 문명은 앞서갔고 어떤 문명은 밀려났는가”라는 질문에 꽤 강력한 틀을 제공한다.

    총균쇠를 읽는 재미는 과거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데 있지 않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세계 질서가 얼마나 많은 우연과 조건 위에 서 있었는지 깨닫는 데 있다. 문명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고, 불평등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 동시에 지금의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드는 질문의 책에 가깝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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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정부의 개입'…'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

    실패한 '정부의 개입'…'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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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는 여전히 경제적·사회적 진보를 이루기 위해 인류가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희망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월가의 '큰손' 투자가인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인터내셔널 회장은 신간 '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에서 복지정책과 구제금융, 초저금리가 자본주의를 훼손한 3대 '공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지난 40년간 정부의 반복적인 시장 개입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변질시켰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경쟁을 억누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를 소수에 집중시킨다고 말합니다.


    자본이 생산성이 아닌 정치적 보호를 받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과 '부채 의존 경제구조'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대공항 이후 확대된 복지정책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시된 구제금융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됩니다.


    복지정책은 기업의 경쟁을 약화했고, 구제금융은 부도덕한 기업의 배만 불렸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저자는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자금을 푸는 '유동성 공급 정책'이 저렴한 신규 대출로 회사를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을 양산하고, 소수기업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과점 경제'를 고착시켰다고 비판합니다.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듣기 좋은 명분을 앞세운 유동성 정책은 대기업과 자산 보유 계층만을 수혜자로 삼았고, 중소기업과 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제약했다고 주장합니다.


    책은 스위스, 타이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 사례를 통해 경쟁 중심의 경제질서, 부채 축소, 시장 논리에 입각한 정책 체계가 자본주의를 회복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해서 공산주의 국가이면서도 국영 경제를 해외 투자자와 민간기업에 개방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면서 베트남 사례와 같이 '더 많은 정부'가 아니라 '더 나은 시장'이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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