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태 이전에, 감각과 믿음으로 지어지는 것
건축은 물리적인 구조물이다.
벽과 천장, 바닥과 지붕.
치수와 도면, 시공과 자재로 구성된다.
하지만 결국
공간이 사람에게 남기는 인상은 ‘태도’에서 비롯된다.
단단한 구조를 짓는 사람은 많다.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다정하게 통과하는 건축은
그 안에 흐르는 태도가 다르다.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기능을 채우기보다 비워두는 용기,
완벽한 배치보다 흐트러질 수 있는 유연함,
합리성 뒤에 숨겨진 감정에 대한 배려.
이런 설계는 숫자나 형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저 공간 안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태도 있는 건축은
자기 방식대로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와 함께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좋은 건축은 늘 조용하다.
그 안에서 시간이 흐르고,
사람이 살고,
추억이 눌러앉는다.
우리는 더 많은 양식을 짓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더 적은 언어로, 더 깊은 마음을 남기는 설계가
앞으로의 건축이 가야 할 방향이라 믿는다.
그래서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그 태도가 곧 그 공간의 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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