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진정한 AI폰 '갤럭시 S25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 아이폰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가 미국과 국내 시장 양쪽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관세 부과로 미국 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현지 시장 점유율에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국내 가격까지 인상할 경우 최근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업체들에게 안방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위한 판매 전략을 검토 중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삼성 스마트폰을 직접 언급하며 내달 말부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미국산 제품 판매 증진을 위해 해당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가 스마트폰, PC 등 주요 IT 기기를 제외하며 업계가 한숨 돌린 바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25% 품목별 관세'라는 또 다른 장벽에 부딪힌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에서 생산하면 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업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조차 공급망의 1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 약 300억달러와 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높은 인건비 문제로 미국 내 생산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기업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가격 인상'이다. 업계는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미국 내 스마트폰 가격을 30~40%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기준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 21.3%인 삼성이 59.7%를 차지한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7월 공개될 폴더블 신작 '갤럭시 Z 플립7·폴드7'의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국내 소비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왜 한국에서도 가격을 올리느냐'는 불만을 삼성전자가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의 존재는 삼성전자의 고민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삼성의 가격 인상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릴 경우, 삼성은 안방 시장에서조차 점유율을 일부 내어주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관세 부과 현실화 여부와 그에 따른 삼성전자의 최종 가격 정책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출처 : 이비엔(EBN)뉴스센터(https://www.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