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도면을 그릴 순 있어도, 삶을 설계하진 못한다


요즘, 클릭 몇 번이면

도면이 자동으로 나온다.

인공지능이 평면을 그리고,

가상 시뮬레이션이 동선까지 계산해준다.

이쯤 되면 묻게 된다.

“건축가가 정말 필요한가요?”

사실 기능만 본다면

건축가 없이도 ‘집 같은 공간’은 만들 수 있다.

규격화된 부품, 자동화된 구조,

편리한 앱과 공장형 시스템.

하지만 그건

삶을 고려한 집이 아니라,

형태만 갖춘 구조물일 가능성이 높다.

건축가의 일은

단순히 도면을 그리는 게 아니다.

사람의 삶을 해석하고, 예측하고, 안내하는 일이다.

누군가의 하루를 상상하고,

그 집에 흐를 공기와 소리의 방향을 조율하고,

쓰이지 않을 가능성까지 설계하는 일.

AI는 규칙에 충실하다.

그러나 건축가는 모순에 민감하다.

정답보다 예외를 보고,

수치보다 감정을 읽는다.

어쩌면 앞으로의 시대는

건축가의 감각이 더 필요한 시대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도구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건축가는

그 결정을 가장 먼저 고민하는 사람이다.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그래서 건축가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이, 더 조용히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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