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겁지 않게, 과하지 않게, 품격을 남기는 재료
대리석을 보면
조용히 ‘고급스럽다’는 말이 떠오른다.
빛나지 않지만 은은하고,
소리 내지 않지만 무게가 있다.
그게 바로
대리석이 공간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대리석은 자주 쓰이지만,
결코 가볍게 쓰일 수 없는 재료다.
하나의 면적만으로도
공간의 톤 전체를 조정해버리는 힘이 있다.
흰 바탕에 회색 맥이 흐르는 천연 대리석,
은은한 베이지톤의 따뜻한 계열,
무게감 있는 다크톤 마블.
이 자재들은 어떤 색으로도 대체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낯설지 않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대리석을 쓸 때는
주로 배경보다는 중심을 구성할 때다.
벽 전체가 아니라 한쪽 벽,
바닥 전체가 아니라 단 하나의 입구,
세면대 상판처럼 손이 자주 닿는 부분.
대리석은
한 부분만으로도 감정의 균형을 세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리석은 고요하다.
다른 자재들이 각각의 질감을 이야기할 때,
대리석은 그 모든 것의 바닥이 되어
감정의 소음을 줄여준다.
그건 재료가 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배려다.
그래서 대리석은
장식이 아니라 기준선으로 작동한다.
그 위에 무엇을 더하든
절제된 질서가 유지된다.
대리석은 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 놓였을 때,
공간 전체의 격이 정리된다.
그것이 대리석이 가진
고요한 고급스러움이다.
#대리석디자인 #고급마감 #자연재료의균형 #절제된감각 #chi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