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을 묻는 질문에 “10 정도”라고 답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사흘 연속 하락하며 장중 한때 3100선이 무너졌다가 전장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에 장을 마쳤다.

구 부총리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리 코스피 PBR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묻자 “10 정도”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코스피는) 1.0이다. 대만이 2.4, 일본이 1.6, 신흥국 평균이 1.8″이라며 “정부의 정책으로 너무나 저평가돼 있는, 눌려 있는 코스피가 앞으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큰데, 7월 이후에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코스피 PBR은 약 1배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코스피 PBR은 1.07배였다. 만약 PBR이 10배를 기록하면 코스피는 3만을 넘어야 한다.

구 부총리 발언이 알려지자 ‘동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경제 수장이 핵심 지표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온라인상에서 “구윤철 발언 보니 국장 정리해야겠다” “상상을 초월해 무능력한 것 같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경제부총리 수준이 어마어마하다” “이 정도면 탄핵감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0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구 부총리 발언에 대해 “주식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도 없는 것 아닌가. 굉장히 참담하다”고 했다.

천 원내대표는 “현재 주식 투자자들이 화가 많이 났다. PBR이 1이라고 하면 엄청난 저평가다.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딱 그렇다”며 “코스피 5000 노래를 부르면서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 장관의 ‘답변’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거 모를 수도 있지’ 하기가 어려운 게, 결국 경제정책총괄자의 관심과 현실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 전 부대변인은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논의가 첨예한 상황에서, 국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는 분이 관련 논의에 대해 너무 헐거운 인식을 드러내니 걱정”이라며 “국정 운영하는 분들의 그런 발언 하나 하나, 그런 인식 하나 하나가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여선웅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기재부 정책을 보면 코스피 5000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어제 기재부장관의 PBR 발언으로 의지는커녕 관심은 있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여 전 행정관은 “사실 주식이 오르는 이유, 떨어지는 이유에 정답은 없다”며 “그런데 이렇게 계속하다간 ‘정부 때문’이라는 말이 주식 하락의 모든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