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하고 간결하게, 감정을 절제하는 구조의 언어
금속은 뜨겁게 녹이고, 차갑게 굳힌다.
뜨겁게 다뤘지만,
최종적으로는 가장 차가운 재료처럼 공간에 놓인다.
그 특유의 온도감.
무정하고 딱딱한 듯하지만,
바로 그래서 오히려
공간에 단정한 긴장감을 만들어준다.
우리는 금속을
디테일을 정리할 때 쓴다.
프레임, 조인트, 경계선, 손잡이, 선반.
작고 날카로운 부분에
금속이 들어가면 공간 전체의 윤곽이 또렷해진다.
목재나 콘크리트가 감정을 불러온다면,
금속은 그 감정을
조용히 붙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너무 감성적이지 않도록,
너무 무르지 않도록,
전체 설계의 톤을 균형 있게 유지해주는 도구.
스테인리스는 반사로 공간을 확장하고,
브러시는 빛을 부드럽게 퍼뜨린다.
검은 철판은 프레임의 무게를 강조하고,
황동은 가장 얇은 선 안에 고급스러움을 숨긴다.
금속은 말하지 않지만,
질서를 만든다.
요즘은 금속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외장에도, 실내 가구에도, 조명 구조에도.
그것은 차가움을 강조하려는 게 아니라
정확함과 신뢰감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금속은 온도를 주진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를 정리한다.
디자인을 과장하지 않고,
수직과 수평을 명확히 하고,
공간을 ‘꽂아 넣는’ 힘이 있다.
그러니 때로는 감정 없이,
정확하게 조율된 공간이 필요할 때
금속을 써야 한다.
그 차가움이 공간의 긴장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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