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원인, 현물 ETF, 반감기, 정책 변화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과 시장 구조 변화
위험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패러다임 전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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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최근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역대 최고가인 11만1868달러를 기록하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이미 지난해 연말 10만달러 돌파라는 상징적 이정표를 세운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26일 오후 1시 17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10만9000달러대, 이더리움은 2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과거 투기성 자산이라는 오명을 썼던 비트코인은 이제는 코인당 10만달러가 넘는 ‘디지털 금’으로 금융업계의 인식 지형을 바꿔 놓았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비트코인 상품의 구매를 허용하는 등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과 주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의 신뢰성 제고로 이어지고, 실제 인플레이션 헤지와 가치 저장 수단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격 상승을 단순 투기심리로만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 염승환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 메시지와 대미 관세 전쟁 완화, 달러 신뢰 하락까지 겹치며 비트코인 수요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면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투자 심리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현물 ETF·반감기·친화적 정책 ‘삼박자’
한국경제TV 인사이트에 출연한 백훈종 스매시파이 대표는 뉴햄프셔주와 아리조나주가 비트코인 법안을 통과시키며 비축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고, 텍사스주와 오크라우마주에서도 승인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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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한 동력은 명확하다. 전통 금융권의 제도권 편입, 공급 희소성을 부각시키는 반감기 효과, 그리고 미국 신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 이 세 가지가 시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코빗리서치센터는 17만달러, 번스타인 프라이빗 웰스·스탠다드차터드는 20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미국 정부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제도를 실제로 도입한다면 가격이 50만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전망치의 폭은 8만5753달러에서 21만1125달러까지 다양하다.
◆ 기관 자금의 물꼬 튼 ‘현물 ETF’ 파급력
지난 한 해 비트코인 시장을 뒤흔든 최대 사건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다. 그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만 현물 ETF 상품에 35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흘러들었고 전체 비트코인 ETF 운용자산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측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투기수단이 아닌 장기 투자처로 보기 시작한 명백한 신호”라고 분석한다.
블랙록 디지털자산 총괄 로비 미치닉 역시 “연기금, 국부펀드, 보험사 등 전 세계 대형 기관들이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인정하며 점진적으로 비트코인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한다. 현물 ETF 승인 이후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뚜렷했다. 거래가 기관 중심으로 옮겨가며 시장의 유동성, 신뢰도, 안정성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 공급 충격과 ‘반감기’의 경제학…정책 기대감과 제도적 변화
비트코인은 올해 4월 네 번째 반감기를 성공적으로 맞이했다. 블록당 채굴 보상이 6.25BTC에서 3.125BTC로 절반으로 줄면서, 시장에 새롭게 풀리는 공급이 급감했다. 반감기는 매번 가격 급등의 촉매 역할을 해왔고, 이번 역시 10만달러 돌파를 견인한 배경이 됐다. 주목할 점은 이번 반감기가 단순 공급 감소를 넘어 비트코인 생태계의 확장과 시너지를 일으켰다는 것.
오디널스(Ordinals), 룬즈(Runes), BRC-20등의 출현으로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를 비롯한 다양한 토큰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며, 그 결과 전체 트랜잭션 수와 수수료 수익까지 늘어났다. 특히 룬즈 프로토콜은 4월 출시 직후 전체 비트코인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네트워크 활용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변화는 채굴자들의 수익성 유지와 네트워크 보안 강화로 이어지며, 비트코인 내재가치와 장기 성장성 모두를 뒷받침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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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친암호화폐 정책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친비트코인 성향 의원들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비트코인 국가 전략비축’ 등 국가 간 보유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이는 비트코인이 민간 투자수단에서 국가 재무 전략, 외환정책 수단으로까지 위상이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은행들 역시 비트코인 수탁, 거래,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 등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와 신뢰 제고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 움직임과 달러 신뢰 위축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비트코인의 추가 자금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록 금리 인하 횟수가 당초 전망보다 줄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 기회와 위험 공존하는 ‘패러다임 전환’
비트코인 시장은 그야말로 격변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현물 ETF 승인, 네 번째 반감기를 통한 희소성 강화, 그리고 우호적 제도 환경이라는 세 엔진이 맞물리며 비트코인의 비약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관자금의 대규모 유입과 네트워크 생태계의 확장은 비트코인 가치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신기록 행진 뒤에는 등락을 반복하는 시장 변동성, 각국의 예측불허 규제,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이라는 잠재적 리스크 역시 도사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시장은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맞물린 전환점 위에 있다”며 “투자자들은 장밋빛 전망에만 매몰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과 철저한 위험관리 역량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