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신약개발 ‘투트랙’… 증권가 “분할 양사 모두 이익”
ⓒ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분리를 위한 인적분할에 나서기로 한 것은 사업 간 이해상충 해소와 신약 개발 사업의 ‘투트랙 전략’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본업에 집중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가 그룹 차원에서도 존재감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 내에서 독보적인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 사업 분리로 ‘투트랙 전략’ 가속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설립한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번 분할은 CD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CDMO 고객사와 경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고객사의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동시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결정됐다.
◇ 기존 주주는 지분율대로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가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된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임할 예정이다.
분할은 오는 7월 29일 증권신고서 제출, 9월 16일 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등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 예정일은 10월 1일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분할을 완료한다. 이어 10월 29일에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 및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기업이 ‘수평적’으로 분할되는 것으로, 기존 주주는 지분율대로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갖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는 기존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0.6503913 대 0.3496087의 비율로 교부받는다. 분할 비율은 현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신주 배정 기준일 전날인 9월 29일부터 변경상장 및 재상장일 전날인 10월 28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 순수 CDMO 전략 본격화
이번 분할을 통해 순수 CDMO(Pure-play CDMO) 회사로 거듭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티어 CDMO’를 목표로 한 성장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의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 강화와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 증권가 “인적분할 양사 모두에 이익”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즉각적, 삼성에피스홀딩스에 중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을 통해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객과 이해관계 충돌 우려로 제한받았던 고객사 확보 문제를 해소하게 됐다”며 “에피스를 연결 기업으로 두며 겪은 외형적 매출 및 이익 감소 리스크도 제거돼 영업이익률 증가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경쟁 심화와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분할 이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기업가치 유지는 조금 우려가 된다”고 했다. 다만, 분할을 통한 사업계획은 변함없는 만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S-저널=박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