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경북 안동시 유세에서 김문수 대선후보가 안동 유림들이 직접 입혀준 도포와 갓을 쓰고, 안동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TV조선 갈무리.

김문수 대선후보가 지난 25일 "사당화 정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며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3대 불용원칙을 중심으로한 당헌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내내 제기됐던 수직적 당정 관계 문제를 반성하면서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결단이다.

김 후보는 이날 현안 입장 발표를 통해 △당정협력, △당-대통령 분리, △계파 불용의 3대 원칙을 당헌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기에 당내 선거, 공천, 인사 등 주요 당무에 대한 대통령의 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즉각 전국위를 소집해 당헌 개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당시의 당정 관계와 관련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많은 갈등을 낳았다"며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당의 자율성·민주성을 훼손하고 대통령 중심의 사당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당무는 당헌·당규에 따라 독립적, 자율적으로 작동된다"며 "당 운영이 대통령과 측근 영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비판도 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 각종 당무에 '윤심'(尹心)이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뿐 아니라 의대 증원이나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직적 당정 관계로 인해 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는 결국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난해 총선 참패 등으로 이어졌다.

김 후보의 이날 입장 발표는 당정 관계를 반성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수평적 당정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내겠다는 생각으로도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행정·입법을 장악해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단 우려를 계속 제기해 온 만큼 '대통령 권한 내려놓기'를 강조해 이재명 후보와 차별화를 약속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승부처로 꼽히는 충청에서 집중 유세를 이어가며 중원 표심을 공략한다. 먼저 옥천군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여 ‘육영수 여사님, 사랑의 어머님’이라고 추모한 뒤 충남 계룡, 논산, 공주, 보령, 홍성, 서산, 당진, 아산 등에서 유세와 공약발표를 이어간다.

김 후보는 이날 충남 계룡 병영체험관에서 국방 공약을 발표하며 '안보 적임자' 이미지를 부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화이트해커 1만명 양성 추진, 군 중견간부 처우 강화, 남녀를 불문하고 군가산점제 재도입 등을 약속했다.


한편, 지난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달성군 사저를 방문하고 난 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한 기자가 “당 중진들과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당내 갈등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