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신 월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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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가 부른 일종의 부작용인데, 갈수록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걱정입니다. 강미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입니다. 1,500세대가 넘는 대단지지만, 현재 전세 매물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24평, 18평 전세가 하나도 없어요. 기존 세입자분들이 연장도 많이 하셨고 그러다 보니 물건이 안 나오네요. 움직이기가 애매하니까 더 연장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서울 다른 지역 대형 단지들 사정은 비슷합니다. 전세 매물이 없거나 하나 정도 나온 수준입니다.

6·27 대출 규제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고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든 겁니다.

실제로 6.27 대출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그만큼 월세 물량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세대출도 깐깐해지고 보증 비율도 줄다 보니, 월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창희/인천광역시 연수구: 전세보다는 월세를 요즘 더 선호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전세를 생각하고 있는데 (전세사기도) 조금 무섭기도 해서 월세도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김영매/서울시 강서구: (전세) 구하기도 힘들고 또 있다 하더라도 너무 비싸니까 쉽지 않지요.]

실제로 올해 7월까지 서울 월세 계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증가했습니다.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기고 본격적인 월세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겁니다.

[우병탁/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주택담보대출액을 받는 경우에는 실거주를 일정 기간 내에 해야 되다 보니 토지거래허가제와 같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대출에 대한 규제가 계속 유지되는 한 당분간 임차의 강세 그리고 그중에서도 월세 가격의 상승 현상은 더 지속될 겁니다.]

임대차 시장이 때 이른 구조적 재편에 들어간 가운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