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층 막판 이탈에 '불안감'..김문수 네거티브 파상 공세 효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에 소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결집과 함께 중도·무당층 일부의 이탈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선거 막판에 네거티브 파상공세에 집중하면서 1. 2차 TV토론에서 이 후보 개인과 가족의 치부 등을 모두 끄집어 냈다.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여과 없이 일일이 나열해 공격했다. 이 후보 개인의 청문회로 토론회를 변질 시켰다는 질타를 받았지만, 보수결집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김 후보의 부인인 설난영씨까지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카 사용 내역을 SNL의 희극 소재로 삼는 등 전방위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같은 네거티브 공세는 중도층 중에서 이 후보에 대한 다소 호감을 갖고 있던 유권자들의 투표의욕을 사전에 꺾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국민의힘은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법관 임용법안 발의 등 각종 정책안에 대한 공격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반신반의'하던 이 후보측에 대한 중도층의 일부 이탈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율은 5월 중순 이후 3~5%포인트 하락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보고된 각종 여론조사기관(한국갤럽·에스티아이·NBS·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이완됐던 보수층이 선거 막판에 결집하면서, 대세론에 기대어 이재명 후보 쪽으로 기울었던 중도·무당층 일부가 이탈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잇따른 발언 논란, TV토론의 수세적 대응, 정책 메시지의 혼선 등이 중도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수도권, 20~30대, 여성 중도층 등의 지지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20∼30대,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상당 폭 떨어졌다"며 "이런 하락세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잇따른 발언 논란, 보수층의 결집과 TV 토론 등 선거 막판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난 25일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근 지지율 하락의 요인된 사안들에 대한 전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가족 및 부부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해 "증거 없는 조작기소"라며 강하게 부인했고, 본인에 대한 유죄 판결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정치보복은 없을 것임을 재차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한 "사법 개혁이나 검·경 개혁 같은 제도개혁도 중요하지만, 조기에 주력해 힘을 뺄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논의중인 비법조인 출신 대법관 임용 법안 발의 등에 대해서도 전면 보류 지시를 내렸다.
경제정책에 대해선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경제와 민생 회복에 둬야 한다"며 가장 먼저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 TF'를 구성하겠다고 이 후보는 밝혔다. 1차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불거진 '호텔경제학' 논란 등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중도층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에 대한 일종의 대책마련인 셈이다.
중도층의 마지막 표심은 27일 예정된 마지막 3차 TV토론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30일 사전투표를 앞두고 갖는 마지막 TV토론여서 중도층의 투표율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김문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 24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제51주기 열반대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