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부장님 사진’ 안 보이게 수정...이용자 항의에 물러섰나

작성일: 2025-09-28 17:03:26

'생일인 친구' 목록 새로 생겨

화면 내려야 게시물 볼 수 있어

숏폼 제한 신청 메뉴도 신설

지난 23일 개편된 카카오톡 '친구' 탭(왼쪽). 현재는 '생일인 친구' 목록이 생기면서 게시물이 아래로 내려가 카톡 실행 직후 게시물이 보이지 않는다./카카오 제공, 카카오톡 캡처

카카오가 카카오톡 실행 직후 ‘친구’ 탭에서 게시물이 보이지 않게 수정했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친구 탭에서 친구 목록을 없애고 인스타그램처럼 게시물이 나오도록 카톡을 개편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당초 카카오는 카톡 이용자들이 올린 게시물이 친구 탭을 실행하자마자 보이도록 개편했다. 그러나 이용자들 사이에서 직장 상사, 거래처 관계자 등 업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게시물이 카톡을 켤 때마다 노출돼 보기 불편하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마이너 업데이트를 통해 게시물이 표시되지 않도록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생일인 친구’ 목록이 새로 생기면서 게시물이 밑으로 내려간 상태다. 스크롤 해서 화면을 밑으로 내려야만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지난 25일 밤부터 친구 탭 메뉴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만 개편 이전에는 생일인 친구를 보지 않도록 설정을 바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생일인 친구 목록이 표시 안 되게 설정을 바꿀 수는 없다. 일부 이용자들은 “선물하기를 이용하게 만들려고 이렇게 설정을 바꾼 게 아니냐”고 비판한다.

카카오가 공개한 버전 정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3일 ’25.8.0’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한다고 발표했는데, 현재는 버전 정보가 ’25.8.3’으로 바뀌어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업데이트를 하면 이후 계속 손보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친구 탭 개편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카카오가 마이너 업데이트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IT 업계에선 카카오가 이른 시일 안에 친구 탭을 기존 ‘가나다’ 순의 전화번호부형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카카오는 친구 탭 개편과 함께 게시물 사이사이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카톡 전체 이용자 대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광고를 유치한 상태에서 다시 기존 방식으로 돌아가거나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면 계약 위반이 될 수 있다”면서 “카카오가 롤백(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결정하더라도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들 반응 및 피드백 면밀히 듣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 적극 논의하고 있다”면서 “친구 탭 개선 방안도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톡 업데이트로 숏폼 콘텐츠가 기본 적용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자 카톡에 미성년자 보호 조치를 신청할 수 있는 메뉴를 추가했다. 카카오는 27일 공지 사항을 올리고 “카카오톡>지금탭>숏폼>우상단 설정 화면의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별도의 카카오 고객센터에 접속해 신청해야 했는데 카톡을 통해 신청 메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것이다. 다만 학부모들은 “카톡이 숏폼을 추가하는 바람에 1년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 가며 자녀의 숏폼 신청을 제한해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판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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