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비·기술력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데…랜드마크 건축물은 ‘전무’

작성일: 2025-05-16

韓 3D프린팅 건축 시장은?

국가별 3D프린팅 건설기술 특허출원 동향 / 특허청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전 세계 곳곳에서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속속 진행되는 반면 한국의 3D프린팅 건축 시장은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비나 기술 측면에서는 글로벌 톱티어로 수준이지만, 이렇다 할 랜드마크 건축물은 전무하다. 정부가 법ㆍ제도 마련에 손을 놓으면서 수요가 기술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7∼2021년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5개국 특허청인 IP5에 출원된 3D프린팅 건설기술 관련 연평균 출원 증가율은 한국이 13%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3D프린팅 건설기술 출원은 2017년 19건, 2018년 18건, 2019년 23건, 2020년 28건, 2021년 31건을 각각 기록했다.

특허 출원 증가율에서 보이듯 실제 민간에서는 기술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비정형 건축 3D 프린팅 전문기업 마션케이와 손잡고 2023년 모랫바람이 부는 척박한 기후환경의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Hawiyah) 지역의 아람코 건설현장에 높이 3.85m, 면적 63㎡(19평) 규모의 단층 3D프린팅 대피소를 지었다.

마션케이는 20여년 간의 비정형건축 기술 노하우와 3D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건설현장에서 1시간 이내에 세팅 가능한 10m급 이상의 대형 3D프린팅 장비를 가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아람코가 협력해 사우디 하위야 지역에 만든 3D프린팅 건축물. 사진: 아람코

3D프린팅 건축 전문 기업 하이시스는 독자 기술로 최대 4층까지 시공 가능한 갠트리 타입의 건축용 3D프린터를 개발한 바 있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장비를 추가 선보일 예정이다. 김포 공장에 27㎡(8.2평) 규모의 1층짜리 원룸형 주택을 완성해 실제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다.

더하임은 러시아 3D프린팅 제조회사인 아피스코르의 타워크레인 구조를 보다 고도화해 앞뒤, 좌우뿐 아니라 상하로 움직이는 프린터 장비를 개발했다. 112㎡(약 34평) 규모의 구조물을 한 번에 출력할 수 있으며, 향후 330㎡(약 100평) 이상까지 단일 출력이 가능한 장비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동아로보틱스는 로봇 팔(Arm) 기반의 3D프린팅 기술 및 장비를 신규 개발해 주택, 조경,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조형물이나 소형 경비실 정도에만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한다. 외국처럼 주택을 짓고 싶어도 3D프린팅과 관련된 인증과 안전기준 등 규정이 없다. 철근 콘크리트(RC) 조적조에 3D프린팅 공법을 포함시키는 방안 등이 제안됐으나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3D프린팅 업체 관계자는 “현장의 건설업체들이 어마어마한 연구개발(R&D)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장비를 만들어도 현장에 적용 자체를 하지 못하는 법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배터리나 전기차, 반도체의 경우 없는 법까지 만들어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더하임이 개발한 타워크레인 구조 3D프린팅 장비 / 더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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