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겜스톡] 실적·신작·수수료로 '턴어라운드' 완성...넷마블 다시 뛴다
넷마블 최근 일봉 차트 [사진: 신한투자증권 넷마블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흑자전환에도 지지부진하던 넷마블 주가가 뛰고 있다. 지난 3월 [e겜스톡]에서 넷마블을 분석했을 당시만 해도 넷마블 주가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29% 하락한 상황이었다. '실적 개선=주가 상승'이라는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전형적인 '디커플링' 현상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2개월 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4월 9일 3만7500원까지 떨어졌던 넷마블 주가가 최근 5만원대를 회복하며 32% 이상 급등했다. 무엇이 넷마블을 '지지부진'에서 '턴어라운드 완성'으로 이끌었을까?
실적·신작·수수료 절감...'트리플 모멘텀' 발동
첫 번째 변곡점은 지난 8일 발표된 1분기 실적이었다. 넷마블은 매출 6239억원(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 영업이익 497억원(전년 동기 대비 1243.2% 증가)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 305억원을 63% 웃도는 깜짝 실적이었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지난 3월 20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의 초기 흥행이 있었다. 이 게임은 출시 10일간 18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분기 전체 매출의 3%를 차지했다. 여기에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매출 반등도 주효했다. 애니메이션 2기 방영 효과와 업데이트로 전분기 대비 28% 매출이 증가했다.
두 번째 게임 체인저는 지난 15일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다. 이 게임은 출시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고, 5일 만에 구글 플레이까지 석권하며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더욱 중요한 건 이 게임이 넷마블의 자체 지적재산권(IP)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넷마블은 외부 IP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성공은 자체 IP로도 충분히 흥행작을 만들 수 있다는 역량을 입증한 사례다.
세 번째 요인은 넷마블이 조용히 추진해온 수익구조 개선이다. 지급 수수료는 1분기 219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모바일 앱 마켓 수수료가 30%인 반면, 넷마블 자체 PC 런처를 통한 결제는 7.5% 수준에 불과하다. 자회사 카밤이 지난 16일 출시한 '마블 올스타 배틀' PC 버전이 대표적 사례다.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 지급수수료율 하락을 이끈 주요 게임들의 PC 결제 비중이 유지되고 있어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율은 전년 대비 1%p 추가 하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통제도 한몫했다. 1분기 영업비용은 57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5%,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 [사진: 넷마블]
증권가 "목표주가 줄상향"...재평가 본격화
넷마블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줄지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넷마블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매년 신작을 출시할 수 있는 독보적인 조직을 갖춘 넷마블에 대해 신작 퀄리티와 흥행 성공률, 변동비 축소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65000원으로 16% 상향하며 "자체 IP 라인업 확대에 따른 지급수수료율 감소, 마케팅비 효율화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통제와 견조한 매출이 만들어낸 서프라이즈"라며 "올해 8종의 게임이 출시 대기 중이고 장르·권역이 모두 다양해 카니벌 요소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기대작들 대기 중...지속 성장 가능할까
넷마블은 2분기에도 추가 신작으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 '세븐나이츠 리버스'에 이어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킹 오브 파이터 AFK' 출시가 예정돼 있다. 특히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21일 미주,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 등 글로벌 지역에 모바일·PC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하반기에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 다이브', '프로젝트 SOL', '뱀피르' 등 기대작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트리플A(AAA)급 타이틀로 평가받는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RF 온라인 넥스트를 필두로, 향후 준비 중인 신작들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매 분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개월 전만 해도 넷마블은 전형적인 '실적과 주가의 디커플링' 사례였다.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신작 흥행의 불확실성, 짧은 게임 라이프사이클, 높은 외부 IP 의존도 등이 우려 요인이었다.
하지만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작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자체 IP 성공, 수익구조 개선까지 보여주면서 구조적 변화를 입증했다. 특히 PC 플랫폼 확장을 통한 지급 수수료 절감은 중장기적으로 마진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게임 산업의 특성상 신작의 지속적인 성공 여부와 경쟁 심화는 여전한 리스크다. 넷마블의 반등은 시작됐지만, 그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하반기 신작들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