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건축상 7選 베일 벗었다 - 대한경제

작성일: 2025-09-29 10:10:24

1979년 제정…건축계 최고 권위

오아르 미술관ㆍ독도기념관 등

개성있는 공공ㆍ민간 프로젝트 줄이어

박정환 건축가의 ‘이사부 독도기념관’ 전경. / 사진=삼척시 제공.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1979년 제정 이후 국내 건축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건축가협회상의 올해 수상작이 베일을 벗었다.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문화기반시설에서 새로운 유형을 탐색한 실험적 주거작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이 본상에 자리해 건축계 이목이 집중된다.

21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한국건축가협회는 최근 ‘제48회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 7점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수상자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지점은 ‘젊은건축가상’ 출신들의 활약이다.

2009년 젊은건축가상 이후 스타 건축가로 자리매김한 유현준 교수는 ‘오아르 미술관(유현준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으로 본상에 올랐다. 경주 노서동 고분군 일대에 들어선 오아르 미술관은 신라 고도의 역사적 맥락 위에 현대적 건축미를 더해 눈길을 끌었다.

2022년 수상자인 박정환 건축가는 강원 삼척 소재 ‘이사부 독도기념관(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을 통해 동해 해양 개척의 상징을 기리는 공간을 구현하며 역사성과 서사를 결합한 기념비적 작업을 선보였다.

유현준 건축가의 ‘오아르 미술관’ 모습. / 사진=오아르 미술관 제공.

지역을 빛낸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프로젝트 리터닝 군산(손진, 이손건축 건축사사무소)’은 일제강점기 적산가옥과 해방 이후 들어선 조적조 건물들을 재생해 호텔과 재즈 클럽, 상업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민간 부문에서도 개성 있는 주거ㆍ소규모 건축물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에 위치한 ‘암사동 단독주택(이해민, 마이아카이브건축사사무소)’은 기존 구옥을 리모델링해 건축주의 생활 패턴과 취향을 세밀히 반영한 맞춤형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단순한 외형 변화를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생활문화의 대안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남 창원시 귀산동의 ‘갱고 반지하(김현수, 이소우건축사사무소)’는 연면적 225㎡ 규모의 실험적 건축물이다. 이름 그대로 땅속에 묻힌 형태를 취하면서도 곡선형 동선과 노출 콘크리트의 질감을 강조했다. 원형 계단을 오르는 순간 바다와 마창대교 풍경이 드러난다.

임미정 건축가의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 ’ 전경. / 사진=서울시 제공.

공공 부문에서는 미래 산업과 지역 재생을 아우르는 작품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아 화제를 모은 ‘서울 AI허브 메가플로어(임미정, 에스티피엠제이건축사사무소)’가 대표적이다. 수상작은 인공지능 기업과 연구소를 위한 업무 공간으로, 건물 남ㆍ서측에 큰 공유공간을 배치해 기업 간 협업을 돕고, 두 개 층을 하나로 연결한 보이드 설계로 열린 소통 환경을 구현했다.

파주시 금정로의 ‘금촌 어울림센터(이정민, 818건축사사무소)’는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법원ㆍ등기소 건물을 지역재생의 중심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인근 전통시장과 맞닿은 계단광장과 산책로를 통해 주민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했으며, 평소에는 가로 풍경 속에 스며들고 오일장 날에는 시장과 어우러져 색다른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별상 부문에서는 △박돈서 아주대 명예교수(초평건축상) △기와, 김영배 드로잉웍스 건축사사무소 대표(엄덕문건축상) △김희순 율그룹건축사사무소 대표(천병옥건축상) 등이 올랐다. 건축가의 평생 업적을 기리는 최고 영예 골드메달은 강철희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상 대표가 수상했다.

시상은 건축가, 건축주, 시공자에 대해 이뤄진다. 수상작은 올해 10월 대한민국건축문화제에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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