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숙원 풀리나... 거제~통영 고속道 예타 통과
경남 거제~통영 고속도로 건설 위치도. /경남도
경남 거제와 통영을 잇는 고속도로가 현실화한다. 섬인 거제는 인구 20만 도시 중 유일하게 고속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곳이다.
경남도는 ‘거제~통영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20년 만에 최대 난관인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업비가 국비 300억원 이상,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 사업은 예타 대상이다.
이 사업은 인구 20만 이상 도시 중 유일하게 고속도로가 없는 거제시에 총사업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통영 용남면에서 거제 상문동까지 20.9km 구간을 왕복 4차로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2028~2029년 사이 착공해 2035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구간은 지난 2005년 대전~통영 구간 개통 직후부터 신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2007년 기본 설계까지 마쳤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경제성 부족 등 지적이 나오며 사업 추진이 중단됐다. 고속도로가 있는 통영과 이어지면서 거제 중심부를 통과하는 국도 14호선이 있지만, 주말이나 연휴에는 심각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산업 물동량 수송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통영 종점부. /경남도
민선 8기 출범 후 경남도는 거제~통영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핵심 과제로 삼고, 중앙정부와 협력해 재추진한 끝에 기재부 예타를 통과했다.
경남도는 이 구간이 개통할 경우 통영과 거제 간 이동 소요 시간이 피크타임 기준 34분에서 14분으로 20분 정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하루 통행량 1만5000대가 이용하고, 생산 유발 2조9000억원, 일자리 2만3500개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최근 정부가 확정한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남해~통영~거제~부산) 건설 사업과 함께 남해안 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20일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가운데)가 거제~통영 고속도로 예타 통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남도
경남도는 앞으로 남은 타당성 평가와 기본·실시설계 등 후속 행정 절차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중앙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거제~통영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단순히 교통 인프라를 넘어 조선 산업 활성화와 남해안 해양 관광의 핵심 축”이라며 “남부내륙철도, 가덕도신공항, 진해신항 등 광역 교통망과 연계해 경남의 산업·물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거제가 동남권 중심 도시로 도약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조기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