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공간은 어디에 둘까

작성일: 2025-05-26 23:47

분리와 고립 사이, 혼자 머물 수 있는 집의 방식

집은 함께 사는 공간이다.

가족이 머물고, 친구가 방문하고,

생활의 동선이 겹치는 구조.

하지만

그 집이 정말 편하려면

그 안에 혼자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혼자는 고립이 아니다.

모든 소리를 차단한 채

감정을 조율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자기만의 호흡으로 잠시 머물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허락하는 공간이

좋은 집을 만든다.

그렇다면

혼자 있는 공간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

크지 않아도 좋다.

창가에 작은 책상 하나,

주방 뒤 짧은 벤치,

현관 옆 시선을 피한 의자.

이런 자리들이

그 집의 감정 온도를 바꾼다.

완전히 분리된 서재도 좋지만

반쯤 열려 있는 방,

커튼 하나로 가려지는 구석,

파티션 너머의 틈 같은 공간이

오히려 더 부드럽게 ‘혼자’일 수 있게 해준다.

이때 중요한 건

물리적 면적보다

심리적 거리다.

시선이 닿지 않거나

소리가 적게 들리거나

등을 기대고 싶은 벽이 있거나.

그런 조건이 충족되면

사람은 거기로 간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 자리가 있는 집은

사람을 조용히 위로한다.

설계자는 그런 공간을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틀 속에 남겨둔다.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필요할 땐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자리.

그게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고,

그게 진짜 함께 사는 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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