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관계를 만든다
누가 어디에 앉고, 얼마나 자주 마주치는가에 대한 이야기
건축은 구조를 만드는 일이지만
그 구조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떨어져 있고,
어떻게 서로를 느끼는가를 설계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족 간의 거리,
부부의 시선,
부모와 아이가 하루에 몇 번 마주치고
그 마주침이 자연스러운지
그게 사실은 ‘좋은 집’의 핵심이다.
평면은
그 관계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지도다.
방의 위치,
현관에서 각 공간으로 가는 경로,
주방과 거실의 연결 방식.
이 모든 건
단순한 동선이 아니라
일상 속 관계의 구조다.
서로를 너무 자주 마주쳐서 피곤하거나,
아예 마주칠 일이 없어서 단절되거나.
둘 다 공간이 만든 결과일 수 있다.
그래서 설계자는
도면 위에서 관계를 그려야 한다.
아이의 방은 너무 멀지 않게,
부부의 공간은 때로는 분리되게,
식탁은 한 번쯤 얼굴을 마주치게.
의도된 우연을 설계해야
그 집은 살아 있는 관계를 품는다.
가족이라는 말이
같은 주소를 공유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사람들 사이의 정서적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구조를 그릴 때
동시에 마음의 거리도 함께 고민한다.
좋은 평면이란
잘 지은 집이 아니라
잘 지낸 집이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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