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실, 드레스룸, 팬트리 – 숨은 공간의 힘

작성일: 2025-05-27 10:41

보이지 않는 공간이 삶을 지탱한다

집을 설계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보는 건 거실과 주방이다.

침실과 욕실, 채광과 동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살면서 진짜 위력을 발휘하는 건

오히려 ‘숨겨진 공간들’이다.

다용도실, 드레스룸, 팬트리.

이름은 작고 소극적이지만

이 공간들이 있는 집과 없는 집은

생활의 결이 다르다.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설계돼야 하고,

작기 때문에

더 효율적으로 짜여야 한다.

다용도실은 단순히 세탁기 놓는 공간이 아니다.

소음과 물기, 환기, 냄새 같은

가시적이지 않은 조건을 조율하는 장치다.

그 공간이 제대로 설계되어 있으면

주방과 욕실이 조용해지고

집안 전체의 흐름이 정돈된다.

드레스룸은 수납 이상의 역할을 한다.

아침 준비의 동선을 짧게 만들고,

계절을 분리하고,

하루의 리듬을 시작하는 장면을 맡는다.

팬트리는 더더욱 그렇다.

물건이 쌓이는 게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숨겨주는 공간.

‘보이지 않음’으로 질서를 만들어준다.

이런 공간들은

평면 상에서는 면적을 차지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정리된 집’이라는 감각을 만든다.

그래서 숨은 공간을 설계한다는 건

결국 삶을 잘 정돈된 상태로 유지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뜻이다.

표면적을 넓히는 대신

한 평이라도 숨은 기능을 정직하게 넣는 것이

결국 ‘살기 좋은 집’을 만드는 핵심이 된다.

그 공간은 작아도 좋다.

다만 의도가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정리돼야 한다.

좋은 집은

잘 보이는 곳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제대로 설계된 작은 공간들이

그 집 전체를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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