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감수성 – 환경을 읽는 건축의 자세
건물은 단열로 짓지만, 감수성으로 완성된다
건축은 날씨에 민감한 일이다.
비가 얼마나 오는지,
해가 어느 방향으로 드는지,
겨울은 얼마나 추운지, 여름은 얼마나 습한지.
그걸 고려하지 않으면
도면 위의 공간은 현실에서 버거워진다.
‘기후감수성(Climate Sensibility)’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학문적 용어가 아니다.
건축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자 감각이다.
단열재의 두께, 유리창의 열관류율,
창문의 개폐 방향, 방풍 현관의 깊이까지.
모든 설계의 출발점은
‘이곳의 기후는 어떤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남부지방의 외벽 단열 기준이 올라가고,
창호의 열관류율 제한이 강화되고,
제로에너지 건축이 의무화되는 이 흐름은
그저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그 변화를 읽어내는 감수성.
그게 곧 설계자의 역할이다.
하지만 이 감수성은
기준치나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조금 비스듬하게 놓인 마당.
햇살이 드는 시간에 맞춰
길게 잡힌 처마의 깊이.
이런 설계는
단열재보다 더 ‘기후적인 건축’이다.
감각과 직관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
우리는 이제
단순히 ‘에너지 효율이 좋은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환경에 귀 기울이고 반응하는 공간을 짓는다.
그곳에서 사람은 편안함을 느끼고,
건물은 더 오래 살아남는다.
기후감수성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그 태도는
건축을 단단하게 만드는 동시에,
조용히 시대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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