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 ‘용도’란, 그 공간에 대한 약속이다

작성일: 2025-05-20 13:53

《건축에서 ‘용도’란, 그 공간에 대한 약속이다》

건축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이 건물의 용도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답한다.

주택입니다.

근린생활시설입니다.

사무실입니다.

창고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 답 안에

사람의 삶이 담겨 있다는 걸 안다.

용도는 단지 법적으로 분류된 카테고리가 아니다.

그건 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약속이다.

그리고 그 약속은

시간이 지나며 삶을 품고, 제도를 만나며 규제가 된다.

어떤 공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다.

어떤 공간은 나중에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공간은 결국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 건축사무소에 ‘용도변경’이라는 의뢰가 들어오면,

나는 평면보다 먼저 사람의 흐름을 그린다.

그 사람이 이 공간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디서 머무르고,

어디까지 숨 쉴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법은 ‘건물의 용도’를 정하지만,

건축가는 ‘사람의 목적’을 설계한다.

어쩌면 건축이란

공간을 짓는 일이 아니라,

용도를 되묻는 일인지도 모른다.


용도는 건축의 시작이지만,

그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첫 번째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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