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과 식사의 거리 – 연결인가 분리인가

작성일: 2025-05-26 11:52

편리함과 온기 사이, 설계가 고민해야 할 간격

주방과 식탁은 자연스럽게 붙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조리 후 이동이 짧고,

음식이 식지 않고,

동선이 단순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식사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어떤 식사는 하루의 정리를 포함하고,

어떤 식사는 마음의 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주방과 식사 공간 사이엔

‘반 걸음’ 정도의 심리적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어떤 평면은 주방과 식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고,

어떤 평면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거나

작은 통로를 통해 분리한다.

둘 중 정답은 없다.

집의 리듬에 따라 결정된다.

요리하며 대화를 나누는 가정이라면

연결형이 맞고,

냄새나 소리, 온기를 분리하고 싶다면

분리형이 맞다.

요즘은 이 둘을 조화롭게 섞는 구조가 많아졌다.

세미 오픈형 주방,

슬라이딩 도어나 파티션,

부분 투시형 벽체를 활용해

소통은 열어두되, 정서는 조절한다.

주방은 기능의 공간이고,

식사는 관계의 공간이다.

그 둘이 맞닿을수록

공간은 편해지지만

서로의 성격이 흐려지기도 한다.

그 균형을 잡는 게 설계자의 역할이다.

식탁이 조리대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고,

작은 벽 하나만으로

식사가 더 집중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공간은 연결할 수도 있고,

가볍게 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식사 방식이다.

설계는

그 방식을 미리 묻는 일이다.

#주방과식사 #오픈키친 #공간의거리 #생활패턴설계 #chiho

광고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