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평면, 깊은 공간
넓지 않아도 괜찮은 집을 짓기 위한 생각
넓지 않아도 괜찮은 집이 있다.
면적이 부족해도
생활이 밀도 있게 조직된 집이 있다.
작은 평면은 늘
제약의 조건처럼 들리지만
때로는 그 제약이
설계자의 감각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넓은 공간은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지만
작은 공간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 것인지
더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평면이 작아질수록
공간은 더 솔직해진다.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이게 만드는 기술은 많다.
천장을 높이고, 창을 크게 내고,
마감을 단순하게 하고,
가구 배치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작은 집에서도 감정을 눌러앉힐 수 있는 곳을 만드는 일이다.
좁더라도 햇살이 드는 창가,
책 하나를 펼칠 수 있는 벽면,
앉았을 때 시선이 멈추는 여백.
이런 장면이 있으면
집은 결코 작지 않다.
작은 평면을 설계한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상을 더 정밀하게 관찰하는 일이다.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고,
겹치는 기능을 재구성하고,
가변성과 유연성을 끌어들이는 일.
수납을 벽체에 녹이고,
욕실과 주방을 공유 구조로 만들고,
하나의 방이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
공간이 작아질수록
설계는 감각보다 태도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그 태도는
그 집에 머무는 사람에게
‘넓진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을 남긴다.
좋은 집은
큰 집이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공간을 가진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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